
10월 말에 부모님과 아내, 6살과 4살 두 아이까지 여섯 명이 후쿠오카에 갑니다. 부산에서 밤배를 타고 넘어가 렌터카로 유후인과 사파리를 돌고, 텐진에서 하루 자고 다시 배로 돌아오는 일정이에요.
정보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데요, ChatGPT에 먼저 물어본 대화와 공식 사이트, 여행 블로그, Trip.com 예약 메일이 전부 흩어져있었습니다. 사흘 동안 Aside로 조사하고 정리해서 지도와 시간표, 예약확인서까지 링크 하나에 묶었어요. 부모님께는 이 링크에서 모든 일정을 보실 수 있도록 공유드렸어요.
AI 답변은 어디까지 믿고 시작했나요?
시작은 ChatGPT에 물어본 대화였습니다. 그 내용을 Aside 프로젝트 폴더에 넣고 "여행 계획을 위한 하네스를 구축해줘"라고 했어요. 가족 구성, 확정된 것, 아직 정하지 못한 것을 파일로 나눠 두는 폴더입니다.
ChatGPT 답변에는 11월 말에서 12월 초를 추천하는 내용과 벳푸에서 2박하는 3박 4일 동선이 들어 있었는데요, 링크가 없는 각주뿐이라 폴더 맨 위에 "검증되지 않은 1차 리서치"라고 먼저 적어 뒀습니다. 저희는 10월 말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로 잡았고요. 처음 정리에 부관훼리로 적혔던 뉴카멜리아 운영사도 확인해 보니 한국 쪽은 고려훼리였습니다.
그다음 조사를 시킬 때는 조건을 하나 걸었어요.
자료 조사시 현지 공식 사이트 정보, 가장 최근 1달 이내 후기 등을 참고해.
조사는 관광, 숙소, 렌터카, 예산으로 나눠서 각각 돌렸고, 예약과 결제, 파일 수정은 하지 않는 조건이었습니다.
동선과 예약은 제가 직접 정했어요!
AI가 처음 내놓은 추천안은 금요일에 우미타마고 돌고래 공연을 보고 벳푸 스기노이 소라칸에서 1박, 토요일에 사파리와 유후다케 초원을 거쳐 텐진 니시테츠 그랜드에서 1박하는 구성이었습니다. 실제로 예약한 건 둘 다 다른 곳이에요. 금요일은 유후인 료칸에 부모님 방과 저희 방을 따로, 토요일은 텐진 인근 호텔 트윈 2실입니다.
숙소는 Trip.com에서 후보를 여러 개 열어 놓고 직접 비교했습니다. 예약한 호텔은 주차가 안 돼서 주변 주차장과 요금을 ChatGPT에 따로 물어봤어요. 바로 뒤 제휴 주차장이 1박에 800엔이라는 호텔 Q&A를 확인했는데요, 2024년 2월에 갱신된 답변이라 체크인 때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이 실제 방문시 다를 수 있는 부분이니 직접 체크해야 하겠죠

토요일과 일요일 동선은 시간까지 적어서 넘겼습니다.
09:00~12:00 긴린코 → 플로랄 빌리지 → 유노츠보 거리 구경·이른 점심 → 짐·차량 회수
12:00~13:30 유후다케 초원 구경 → 사파리 이동
이 동선을 넘기고 나서야 겹치는 곳이 나왔어요. 토요일 조식 후보로 적어 준 키스이마루 텐진점은 토요일 아침에 제가 유후인에 있어서 일요일 조식으로 옮겼습니다. 일요일 주유는 호텔 옆 주유소가 일요일에 쉬어서 호텔에서 160m 떨어진 24시간 셀프 주유소로 바꿨고요.
부모님께는 링크 하나만 보내면 되게 만들었어요!
정리한 내용은 폴더에 두면 파일 모음일 뿐이라, 폰으로 열 수 있는 대시보드로 옮겼습니다. 요청은 이 두 문장이었어요.
지금 폴더 내용 확인하고 이걸 동선에 맞춰서 여행 계획 및 여행 중에 확인하고 싶어. 지도 베이스로 보고 여행루트, 카테고리별 정보도 담은 여행대시보드를 만들려고 해.
디자인은 홋카이도 편의점 픽셀아트 포스터를 레퍼런스로 첨부하고, 후쿠오카 도시 컬러에 맞는 시티팝과 레트로 느낌으로 가자고 했어요. 첫 화면 이미지는 그 포스터를 참고해서 생성했습니다.
지도는 처음에 무료 지도 타일로 만들었다가 구글 지도로 바꿨습니다. "정확한 위치 반영하는게 중요해"라고 했거든요. 구글 지도 장소 페이지에서 좌표를 하나씩 뽑아 보니 아프리칸 사파리는 처음 쓴 좌표와 400m쯤 달랐고, 다카사키야마 주차장으로 검색하면 우미타마고 주차장이 아니라 동물원 본체가 먼저 나왔어요. 유후다케는 정상 대신 정면등산구 주차장 좌표를 찍었습니다.

요일 탭을 누르면 그날 경로만 남고 오른쪽에 시간표가 함께 나옵니다. 지도 밖에는 장소마다 카드를 따로 만들었어요. 주소, 전화, 맵코드, 운영시간, 비용, 주차, 주의사항, 출처 링크가 들어 있고, 사파리 카드에는 동물이 차량을 손상해도 공원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안내를 주의로 올려 뒀습니다.
택시에서는 일본어로 보여주기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목적지가 일본어 큰 글씨로 뜨고, 기사님께 화면을 보여주라는 문구가 같이 나와요.
링크가 공개 주소라서 예약번호와 이름, 전화번호는 페이지에 넣지 않았습니다. 예약확인서 탭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열리는 암호화 파일로 따로 뒀고, 한 번 열어 둔 폰은 배 안처럼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서도 열려요. 배포한 페이지에 예약번호와 전화번호, 부모님 영문 이름이 한 건도 없는지는 curl로 확인했습니다.
아직 손품이 필요한 여행 계획
저처럼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ChatGPT 같은 곳에서 받은 답변은 검증 전이라고 표시해서 폴더에 넣어 두고, 조사는 공식 사이트와 최근 후기 기준으로 시켜 보세요. 확정한 일정은 시간까지 적어서 넘기고, 휴무일이나 예약 시각이 겹치는 곳을 찾게 하세요.
이번 여행 계획을 AI와 함께 세우면서 느낀 점은 AI에게 100% 맡기기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숙소 예약시에도 아이와 부모님을 고려한 세밀함까진 AI가 알지 못하니까요. 다만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빼고 귀찮은 걸 대신 해준다는 편의성만 고려해 여행 일정을 맡긴다면 80%는 만족하지 않을까요. 내년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