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있는 보건복지부 지정 첨단재생의료지원기관 재생의료진흥재단(RMAF)에서 임직원 대상 클로드 AI 실무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재단은 클로드 팀플랜을 이미 도입해 쓰고 계셨어요. 여러 팀의 실무자분들이 참여하셨는데요, 강의식이었는데도 질문이 계속 이어져서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현장에서 같이 풀었습니다.

2시간짜리 교육이면 보통 기능 소개로 끝나기 쉽습니다. 저는 순서를 다르게 잡았어요. AI가 우리 요청을 이해하는 방식을 먼저 설명하고, 그 다음에 팀이 계정을 같이 쓸 때 생기는 문제를 클로드 기능으로 어떻게 정리하는지 시연했습니다. 이 글에는 그 순서와 시연, 현장에서 나온 질문을 재단이 아닌 조직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계정 하나를 세 명이 쓰면 업무 맥락이 섞입니다
팀마다 계정 하나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경우 채팅창을 새로 열어 대화를 이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세 명이 같이 쓰면 제가 하는 업무 그리고 위에 상사분이 하는 업무 섞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내가 요청하지 않은 업무도 맥락이 섞여있죠."
이럴 때 써야 하는 기능이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는 나만의 폴더를 하나 만드는 개념이에요. 팀 이름을 쓰고 그 안에서 본인 업무만 다루면, 같은 계정이라도 대화 맥락이 섞이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화면 오른쪽에는 지침, 메모리, 컨텍스트, 예정된 기능이 있어요. 지침에는 이 프로젝트에서 자주 하는 업무 방식을 미리 적어두고, 컨텍스트에는 내 업무의 중요한 맥락을 정리한 마크다운 파일을 올립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좋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내용들만 넣으세요!"
컨텍스트에 자료를 많이 넣을수록 한 대화에서 쓸 수 있는 양을 잡아먹습니다. 책상에 물건을 계속 올리면 결국 떨어지는 것처럼, 대화가 길어지면 앞쪽 맥락부터 사라져요. 오래 쓴 대화창에서 답변이 이상해지는 이유가 이겁니다.
맥락은 세 층으로 나눠 정리하시길 권했습니다. 기관 소개와 기관에서 쓰는 용어, 보고서 양식이 기관 단위, 부서가 담당하는 사업과 템플릿이 부서 단위,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작업 중인 문서가 개인 단위입니다. 이렇게 나눠두면 팀 계정을 같이 쓰더라도 누가 어떤 맥락으로 일하는지 구분이 됩니다.
요청은 자료, 기준, 결과물 세 가지로 씁니다
교육 중반에 흩어진 엑셀 파일을 하나로 합치는 시연을 했습니다. 실시 현황을 보고하는 기관 세 곳이 각자 양식으로 보낸 엑셀 세 개를 통합 현황표로 만드는 과제였어요. 시연에 쓴 파일은 가상의 기관명과 가상 데이터로 만든 자료입니다.
요청 문장은 이렇게 갔습니다. 자료를 주고, 어떻게 처리할지 기준을 주고, 어떤 형태의 결과물이 필요한지까지 적었어요.
엑셀 세 개를 줄게, 양식을 통일해서 하나의 통합 현황표로 만들고 요약도 해달라, 시트1에는 이런 컬럼이 들어가고 시트2에는 기관별 원본이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한 줄을 더 붙였습니다. 금액과 수치가 들어가니 결과값이 제대로 나왔는지 검증 절차를 마련하고 검증한 후에 보고해달라는 요청이에요. 클로드가 필요한 스킬을 읽고 Python 코드를 직접 실행해서 통합표와 기간별 요약을 만들었고, 어떤 방식으로 검증했는지도 함께 보고했습니다.
그 검증이 제대로 됐는지는 사람이 봐야 합니다. 검증은 숫자 몇 개를 랜덤하게 골라 원본과 대조하거나 나만의 검증 방식을 적용하시면 됩니다. AI는 답을 확률적으로 고르기 때문에 틀릴 확률이 항상 있어요.
프롬프트에 엔터를 치기 전에 필요한 데이터, 업무 프로세스나 기준, 원하는 결과물이 들어갔는지 보셔야 합니다. 이 셋을 안 주면 클로드가 알아서 판단하는데, 그 판단은 내가 원하는 것과 거리가 멀 수 있어요.

스킬은 클로드에게 주는 업무 매뉴얼입니다
반복하는 업무는 스킬로 만들어두면 매번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주간 보고서를 쓰는 일이 있으면 주간 보고서 작성 스킬 하나가 생기는 식이에요. 클로드에는 스킬을 만들어주는 스킬 크리에이터가 내장돼 있어서, 제안서와 메일 작성 스킬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자동으로 이 기능이 실행됩니다.
시연 중에 클로드가 제가 지시하지 않은 제 지메일까지 훑고 관련 맥락을 가져왔어요. 필요하다고 스스로 판단한 건데, 이렇게 가져온 예시가 좋은 예시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좋은 예시를 직접 찍어 주셔야 돼요. 이게 좋은 예시고 이거는 이렇게 쓰면 안 돼. 제일 좋은 거는 좋은 예시 안 좋은 예시를 같이 주셔야 돼요."
스킬 파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설명 부분입니다. 클로드는 스킬 전체를 읽는 게 아니라 위에 있는 설명만 훑고 이 스킬을 쓸지 말지 판단해요. 그 아래에 이 스킬이 만드는 것, 업무 순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적습니다. 저는 메일 작성 스킬에 AI 같은 표현을 빼라는 항목을 넣어둡니다. 마크다운 서식이 메일에 그대로 묻어나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 신뢰가 떨어지더라고요.
만든 스킬은 테스트를 꼭 해봐야 합니다. 강의에 대한 제안서를 쓴다고 가정하고 결과물을 뽑아봤어요. 팀 계정을 같이 쓰는 환경에서는 스킬을 개인 프로젝트의 컨텍스트에 넣어두고 대화창에서 그 스킬을 불러 쓰는 방식이 좋습니다.
재단 홈페이지 링크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클로드 디자인 시연에서는 재단 홈페이지 주소를 주고 이걸 바탕으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로고와 폰트 같은 디자인 요소가 이미 다 들어가 있어서, 로고 컬러 기반의 색상과 제목·중제목·본문 타이포그래피가 정리된 문서가 나왔어요. 디자인 시스템도 마크다운 문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문서를 토대로 랜딩페이지를 만들면 같은 디자인 시스템이 적용돼 일관성이 유지됩니다. 인스타그램 카드뉴스를 만들 때도 같은 폰트와 규격이 나오고요. 대시보드까지 시연했는데요, 대시보드에 들어가는 데이터는 엑셀 파일일 수도 있고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구글 시트일 수도 있고 Supabase 같은 별도 도구일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요청할 때 레퍼런스 이미지를 주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아무 설명 없이 만들어달라고 하면 확률값으로 답을 주기 때문에 굉장히 AI스럽게 나옵니다.
완벽하게 만들려는 분들께 드린 말씀도 있습니다.
"너무 완벽주의 성향이 있으신 분들은 클로드 디자인도 계속 덧붙이다가 정작 구현을 못하시거든요."
핵심적인 것만 모아서 먼저 만들고 덧붙이는 순서를 권해요.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토큰 소비도 많고 속도도 느려져요.
2시간에 다 못 다룬 것과 현장에서 나온 질문
클로드 코드는 개념과 웹·데스크탑 앱의 차이, 로컬과 클라우드 저장 방식 정도 설명드리고 러닝게임을 하나 만들어 보여드렸어요. 지금은 클로드 앱 안에서 코드를 바로 실행할 수 있어서 파워셸이나 터미널을 열지 않아도 웬만한 업무 자동화는 됩니다.
현장에서는 여러 질문들을 주셨는데요, AI스러운 표현이 어떤 건지, NAS 서버에 접속해서 쓸 수 있는지, 노션 같은 내부 도구와 연동이 되는지, 프로젝트 안에 하위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는지 등 이었습니다. 하나씩 답하면서 현재 클로드에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해드렸어요. 채팅과 코워크는 제휴된 도구만 연동되고, 공공데이터 API나 다른 툴들과의 MCP 연동처럼 확장이 필요한 일은 클로드 코드에서 가능합니다. 프로젝트 안의 하위 프로젝트는 아직 지원되지 않아서, 그렇게 쓰고 싶으면 클로드 코드에서 폴더를 나눠 작업해야 합니다.
팀 플랜을 도입한 조직이 첫 달에 하면 좋은 것
강의 마지막에 정리해드린 순서입니다. 재단이 아니어도 계정을 팀이 같이 쓰는 조직이면 그대로 적용됩니다.
- 지금 하는 업무의 핵심 맥락을 기관, 부서, 개인 단위로 나눠 마크다운 파일로 정리합니다. 폴더 정리하듯이 하시면 돼요.
- 팀 계정 안에서 본인 프로젝트를 만들고, 정리한 맥락을 컨텍스트에 올립니다. 중요한 것만 넣습니다.
- 자주 반복하는 업무 하나를 스킬로 만들고 테스트합니다. 좋은 예시와 안 좋은 예시를 같이 줍니다.
- 숫자가 나오는 일에는 검증 절차를 요청하고, 그 검증을 사람이 다시 봅니다.
- 프로젝트에 AI 코치를 하나 만듭니다. 지침에 내가 비개발자라는 것, 하고 싶은 자동화, 친절하게 답하고 응원해달라는 것까지 적어두면 막힐 때 물어볼 곳이 생깁니다.
저도 클로드 코드를 쓸수록 개발 지식이 더 필요해지는데요, 그럴 때 똑같이 코치에게 물어봅니다. 막혔을 때는 물어보고 해결한다는 마인드셋 하나면 첫 달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