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으로 일한 지 4년 차 인데요, 영업하고, 미팅하고, 결과물 만들고, 일정 챙기고, 디자인도 하고, 마지막에 정산까지 제가 합니다.

이걸 원래는 노션 안에서 다 관리했지만, 지금은 직접 만든 대시보드에서 합니다.

이번 글에는 왜 옮겼는지,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AI에게 맡기고 어디부터 제가 누르는지를 적었습니다.

영업 흐름 단계별로 카드가 놓인 네버슬립 대시보드 칸반 화면. 목업 데이터
영업 흐름 단계별로 카드가 놓인 네버슬립 대시보드 칸반 화면. 목업 데이터

아래는 마케팅 트루먼쇼 성국님과 인터뷰한 영상입니다.

노션 만으로 아쉬웠던 이유

노션은 지금도 좋아합니다. 데이터는 여전히 노션 데이터베이스에 쌓여요.

옮긴 이유는 노션 안에서만 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일하는 흐름을 보고 싶었고, 다른 시스템과 편하게 연동하고 싶었는데, 노션은 노션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써야 하니까요. 그 부분이 계속 아쉬웠습니다.

그러다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로 바이브 코딩을 해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가 원하는 최적화된 형태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SaaS를 종류별로 구독해서 각각 연동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나한테 필요한 SaaS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시기가 됐어요. 레고처럼 필요한 조각만 붙여 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SaaS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잘 만들어져 있고 가격도 합리적이에요. 대신 커스터마이징이 안 됩니다. 제 업무 흐름은 제가 4년 동안 만들어 온 건데, 남의 서비스에 제 흐름을 맞추는 게 계속 걸렸습니다.

제가 처음 만든 결과물의 95%는 버렸습니다.

AI코딩 도구를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현은 5-10분 안에 끝납니다.

중요한 건 계속 쓰냐는 겁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다 붙였다가, 이건 내가 안 쓰네 싶은 걸 덜어내는 작업을 매일 조금씩 했습니다. 일상 업무를 하면서 걸리는 게 나오면 그때 고치고, 필요한 게 보이면 그때 붙이고요. 그 개선 작업은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영업 흐름 순서에 맞춰 기획

기능 목록으로 만들지 않고 제가 일하는 순서대로 만들었어요.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굴러가니까 현황 파악이 제일 먼저입니다. 지금 어떤 건이 어느 단계에 있고, 진행이 안 되고 있는 게 뭔지를 열자마자 봐야 해요. 수주가 확정되면 카드를 다음 단계로 옮깁니다.

문의 접수는 탈리(Tally)를 씁니다. 문의가 들어오면 노션이든 구글시트든 클릭 몇 번으로 자동 연결되니까 제일 편한 툴 중 하나예요. 여기 들어온 정보가 카드 항목으로 그대로 들어갑니다.

통화 전에 물어볼 걸 클로드가 뽑아줍니다

보통 제안서를 보내기 전에 통화를 선호합니다. 상대 머릿속에 있는 맥락을 찾고 싶어서요. 초기에 라포를 만드는 데도 메일보다 통화가 낫습니다.

대신 제가 놓치는 게 있었습니다. 무슨 질문을 해야 하는지 경험치는 있지만, 통화가 끝나고 나서 그걸 물어봤어야 했는데 왜 안 했지 싶을 때가 있었어요.

대시보드 상에서 질문지 생성을 누르면 클로드가 질문을 20개쯤 뽑아 주게 만들었습니다. 리드 정보와 사전 요청에 제가 맥락을 조금 더하면 더 좋은 질문이 나옵니다. 네이버에 노출이 거의 안 되고 SEO 컨설팅으로 검색 유입을 늘리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왔다면,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지 키워드는 누가 잡는지 같은 질문을 포함해 달라고 하는 식이에요.

리드 정보에 맥락을 더해 통화 질문지 생성을 요청하는 화면
리드 정보에 맥락을 더해 통화 질문지 생성을 요청하는 화면

스무 개를 다 쓰지는 않습니다. 쭉 보고 필요한 것만 골라서 통화합니다.

클로드가 생성한 고객 통화용 질문지
클로드가 생성한 고객 통화용 질문지

통화가 끝나면 내역을 저장합니다. 그러면 그 프로젝트의 마크다운 문서 한 장에 맥락이 계속 쌓여요.

리드가 들어온 기록, 질문지, 실제 통화 내용, 그 뒤에 주고받은 카톡과 메일까지 한 파일에 이어집니다.

리드 유입부터 통화 내용까지 한 파일에 누적된 프로젝트 맥락 문서
리드 유입부터 통화 내용까지 한 파일에 누적된 프로젝트 맥락 문서

대시보드에서 제안서 제작

표준화된 제안서는 대시보드 안에서 처리합니다. 클로드와 대화하듯 조사해 달라고 하면 그 안에서 작업이 진행돼요.

조사 범위가 넓어지고 수정이 반복되는 건은 대시보드 안에서 부족합니다. 그럴 때는 클로드 코드나 클로드 앱으로 나가서 직접 작업해요. 여러 번 자동화를 시도해 봤는데 제가 원하는 수준까지는 안 올라오더라고요.

지금 준비하는 건 카테고리별 공용 제안서입니다. 먼저 제안서부터 달라는 요청이 종종 있어서, 카테고리별 기본형을 만들어 두고 고객사 정보만 넣어 클릭 한 번으로 나가게 하려고요. 상대가 관심을 보이면 그때 디테일을 받아서 맞춤 제안서를 만듭니다.

메일은 초안 작성까지 자동화

메일 초안 쓰는 게 저는 유독 귀찮았습니다. Gmail과 연동해서 초안을 저장하면 바로 지메일 작성함으로 들어가게 했어요. 제안 메일뿐 아니라 견적 메일, 후기 요청 메일도 같은 방식입니다.

대시보드에서 만든 메일 초안이 지메일 작성함에 저장된 화면
대시보드에서 만든 메일 초안이 지메일 작성함에 저장된 화면

최종 발송 버튼은 제가 누릅니다. 최근에도 첨부 자료를 넣어야 하는데 안 넣은 적이 있었거든요. 마지막 검수를 하려고 이렇게 두고 있습니다.

통화나 카톡에서 나온 내용도 제가 넣어야 합니다. ‘어제 오전에 전화 주신 내용 반영해서 추가했습니다’ 같은 문장은 제가 안 넣으면 클로드가 모릅니다.

이 인터뷰를 진행한 마케팅 트루먼 한성국 대표님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모든 걸 자동화한다는 건 사실상 AI를 많이 안 써 보신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같고, 많이 써보고 시행착오를 겪으신 분들은 무조건 사람이 마지막을 결정해야죠

견적서, 세금계산서 자동화

견적서는 리드 분석을 해서 항목을 알아서 가져옵니다. 이거 적는 것 자체가 귀찮은 일이었어요. 놓친 게 있으면 추가하고 항목을 수정하는 정도만 제가 합니다.

리드 정보를 바탕으로 견적서 항목이 자동으로 채워진 화면
리드 정보를 바탕으로 견적서 항목이 자동으로 채워진 화면

양식은 세 가지를 만들어 뒀습니다. 관공서나 B2G로 나갈 때 쓰는 형태, 네버슬립 디자인 시스템을 입힌 형태, 좀 더 세련된 형태요. 고객사 스타일에 맞춰 고르면 되니까 하나로 통일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명은 미리 넣어 두고 바로 인쇄까지 갑니다.

관공서·B2G 제출용 양식으로 생성한 견적서
관공서·B2G 제출용 양식으로 생성한 견적서

거래명세서는 견적서 항목을 불러와서 문서명만 바꿔 생성합니다. 내용이 같은데도 따로 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큰 기업/기관의 경우 증빙용으로 필요하신 거니까요.

견적서 항목을 그대로 불러와 만든 거래명세서
견적서 항목을 그대로 불러와 만든 거래명세서

세금계산서는 고객 데이터를 불러와서 수정할 수 있게 해두고, 볼타 API를 연동해서 대시보드에서 바로 발행합니다.

건당 몇십 원이라 충전해서 쓰고 있어요. 테스트 발행과 실발행이 구분돼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가 채워진 세금계산서 발행 직전 화면
고객 데이터가 채워진 세금계산서 발행 직전 화면

회계 데이터까지 붙이면 더 고도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러면 일이 너무 커져요. 저는 가볍게 움직이는 걸 선호해서 여기까지만 하고 있습니다.

클로드가 하는 일과 제가 누르는 일

단계클로드가 하는 일제가 하는 일
문의 접수탈리 응답을 카드로 만들어 항목에 채웁니다현황을 보고 순서를 정합니다
통화 준비리드 맥락으로 질문 20개를 뽑습니다필요한 질문만 골라 통화합니다
맥락 정리저장한 내역을 마크다운 한 파일에 쌓습니다통화·카톡에서 나온 내용을 직접 넣습니다
제안서표준형은 대시보드에서 초안을 만듭니다범위가 넓은 건은 클로드 코드에서 직접 합니다
메일초안을 지메일 작성함에 저장합니다첨부를 확인하고 발송을 누릅니다
견적서·거래명세서리드 기반으로 항목을 채우고 양식을 입힙니다놓친 항목을 추가하고 양식을 고릅니다
세금계산서고객 데이터를 불러와 발행 직전까지 만듭니다내용을 확인하고 발행을 누릅니다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건 최종 결정과 머릿속에만 있는 맥락을 주는 일입니다.

경영지원팀이 없는 작은 조직에게 필수

견적서, 명세서, 계산서 같은 일들은 시간을 많이 안 잡아먹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먹습니다.

경영지원을 담당하는 팀원이 따로 없으면 이걸 누군가는 챙겨야 해요. 마케팅 담당자가 챙기는 것도 실무자 입장에서 번거롭고, 대표가 챙기면 시간이 아깝습니다. 그런데 안 할 수는 없는 일이고요.

저한테 더 힘든 건 시간보다 전환이었습니다. 급한 요청을 처리하는 중에 계산서도 발행해야 하면, 홈택스 들어가는 게 어려워서가 아니라 하던 일을 끊고 경영지원 모드로 바뀌어야 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대시보드로 옮기고 나서 그 전환이 없어졌습니다. 화면을 안 바꾸니까요.

처음 시작하신다면

원데이클래스를 격주로 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처음 학습 곡선만 풀어 드리면, 문제가 명확하게 있으신 분들은 정말 잘 쓰십니다.

제가 드리는 조언은 맥락 쌓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겁니다.

초보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GPT에 학습을 다 시켰다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 파일로 쌓으셔야 해요. 회사, 나의 업무, 나의 개인, 나의 재무처럼 마크다운 문서를 나눠서 쌓아 두면 그 폴더 하나로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새로운 AI가 나와도 그 파일들만 넣으면 제 맥락으로 세팅이 되니까요.

화면은 그다음입니다. 저도 대시보드보다 파일 구조가 먼저였습니다.

1인 대표가 쓰는 도구를 더 넓게 정리한 글도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https://www.aineversleep.com/blog/ai-agent-vibe-coding-company-b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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