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강의는 기능과 정의부터 시작하지만, 저는 항상 문제설정에서 시작합니다. 다른 기업의 사례를 설명드리고 우리 회사, 우리 팀에서는 어떻게 적용할지 말이죠.

HMR 식품 제조기업 라이프키친의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한 상무이사님부터 대리님까지 비개발자셨고, 클로드 코드를 강의 날 처음 접하신 분들이셨어요. 하지만 강의 마지막 시간엔 첫 시간에 정한 문제 정의에 맞춰 각자 Vercel에 배포까지 완료했어요.
첫 시간, 담당자마다 다른 여섯 가지 문제가 나왔습니다!
돌아가면서 여쭤봤습니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 뭔지, 바뀌면 효과가 제일 클 일이 뭔지요.
품질관리 대리님은 클레임 일지나 품질관리 문서를 쓸 때마다 매번 쓰는 과정이 마치 창작하는 것처럼 힘들다고 하셨어요. 원하시는 건 사진 몇 장과 짧은 메모만 넣으면 회사 양식대로 문서가 완성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품질·소재 관리는 항목은 많은데 점검 주기가 분기별, 매일로 제각각이었습니다. 전담자 없이 실무와 병행하다 보니 뭔가 빠뜨릴까 봐 늘 불안하다고 하셨고요. 주기에 맞춰 갱신 항목과 안 끝난 일이 한눈에 보이는 대시보드 제작을 목표로 했어요.
재고·출고는 수작업이 많은데요, 현장에서 넘어오는 사진을 데이터화하고 이걸 이카운트와 연동해 한곳에서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판매 데이터 쪽은 행사 때마다 엑셀을 내려받아 수기로 합산하고 있었는데요, 제품별 실판매 수량을 확인하려면 매번 따로 계산해야 했습니다.
경리 업무에서는 영수증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사내 지출결의서 양식으로 저장하고 최종적으로는 이카운트와 연동하는 자동화까지 목표로 했습니다.

여섯 가지를 듣고 나니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데이터가 없는 게 아니라 사진, 카톡에, 담당자 머릿속 등 데이터가 여기저기 나뉘어 있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저도 제조기업에서 기술영업과 원가관리를 했는데요, 거래처 요청이 오면 담당자에게 물어보고, 확인하고, 엑셀에 다시 옮겨 적었습니다. 하나하나는 작아서 문제라고 부르기도 애매한데,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되면 하던 일의 흐름이 계속 끊깁니다.
이렇게 작지만 쌓이면 시간을 잡아먹는 일은 클로드 코드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전 미팅을 통해 강의를 위한 스킬 패키지 제작
6월 말에 라이프키친 차장님과 업무 현황과 개선 사항을 듣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회사 전용 스킬 패키지를 만들어 수업 당일 가져갔습니다. 라이프키친이 실제로 쓰는 도구가 이카운트와 엑셀이라서, 실습도 그 흐름에 맞춰 준비했습니다.

스킬은 업무 매뉴얼을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바꾼 것인데요, 이름과 설명, 절차, 하지 말아야 할 것, 참조 문서까지 적어두면 누가 실행해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한 스킬에 여러 절차를 몰아넣으면 품질이 떨어져서, 작게 쪼개는 게 원칙입니다.

수업에서는 VS Code와 클로드 코드 확장을 설치하고 GitHub 계정을 만들어 실습 위주로 진행했습니다. 마크다운 설명에 시간을 꽤 썼는데요, 많은 회사의 회사 매뉴얼과 템플릿이 대부분 PDF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PDF는 AI가 내용을 파악하기에 무겁습니다. 내부 문서를 마크다운으로 바꾸는 것부터가 AI 활용의 시작입니다.

AI를 믿어도 될까?
엑셀 데이터로 대시보드를 만드는 실습에서, 같은 데이터를 넣었는데 결과 숫자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왔습니다.
원인은 계산 기준이었는데요, 제가 사전에 만든 스킬에는 계산 방식을 적어두지 않았어요. 그래서 AI가 알아서 추론해 그럴듯한 값을 대시보드에 표현했습니다.
기업에서 AI 활용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재고 합산이든 원가 정리든, 담당자 머릿속에만 있던 기준을 글(마크다운 형식)로 적어서 스킬에 넣어두는 일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숫자는 AI가 계산했더라도 중간과 마지막에 사람이 검수해야 합니다.
대화창을 새로 열면 AI가 이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도 같이 설명드렸는데요, 진행 상황을 plan.md 파일에 인수인계서처럼 기록해두면, 다음에 그 파일을 읽게 하는 것으로 이어서 일할 수 있습니다.
나만의 도구를 Vercel에 배포하기까지!
오후에는 라이프키친 홈페이지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 보여드렸습니다. 인터뷰 스킬이 요구사항을 물어가며 기획 문서를 만들고, 그 문서로 구현까지 가는 과정을 그대로 시연했어요.

서버 컴퓨터를 항상 켜두고 비서처럼 쓰는 에이전트, 상담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 기록까지 정리하는 자동화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 각자 첫 시간에 정한 문제 정의에 맞춰 만든 결과물을 GitHub에 올리고 Vercel로 배포했습니다. 클로드 코드를 그날 처음 열어본 분들이 팀과 공유할 수 있는 주소까지 만든 겁니다. 팀이 보는 링크에는 비밀번호를 걸고, API 키가 든 파일은 절대 밖으로 보내지 않는다는 보안 기본기도 함께 설명했습니다.
혼자 쓰는 도구로 끝내기보다 팀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배포 과정은 필수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구나"
마무리에 돌아가며 소감을 들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구나"라는 말씀이 먼저 나왔습니다. "AI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겠다"는 말씀도 나왔는데, 실습 내내 몰입도가 그만큼 높았어요. 이카운트 API 연동만 붙이면 바로 업무에 쓸 수 있겠다는 평가, 배운 걸 매출 분석에 바로 적용해보겠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물론 하루짜리 교육으로 회사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정말 큰 변화는 연동인데요, 재고부터 판매까지 데이터가 이카운트로 흘러가기에 이카운트 API 연동까지 한다면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회와 검수부터 시작해 이카운트 기반 사내 데이터 대시보드까지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제조기업에서 시작한다면 이 순서를 권합니다!
- 매일 반복하는 일 하나를 고릅니다. 배송 메시지 검색이든 행사 엑셀 합산이든, 제일 자주 하는 일이 시작점입니다.
- 그 일의 판단 기준을 글로 적습니다. 기준을 안 적으면 AI가 추론하고, 추론한 숫자가 제일 위험합니다.
- 회사 문서를 마크다운으로 바꿉니다. PDF 매뉴얼은 AI가 읽지 못합니다.
- 실제 데이터로 작은 도구 하나를 만듭니다. 예제 데이터로 하면 신기하다에서 끝납니다.
- 숫자가 나오는 일에는 사람 검수를 마지막에 넣습니다.